오래된 카메라



오래전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하는 날이었습니다.

동기들과 함께 마음껏 소리치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.

그리고 이대로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

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로 하고 가까운 

사진관을 찾았습니다.


그런데 그 사진관에는 척 보기에도 

무척 오래되어 보이는 골동품 카메라가 있었습니다.

호기심이 생겨 주인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니 

아직도 작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.


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우리는 그 오래된 카메라로

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말렸습니다.


"이런 옛날 카메라는 긴 시간 동안 노출을 해야 사진이 찍혀요.

최소한 몇 분은 카메라 앞에서 꼼짝 말고 가만히

있어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?"


우린 문제없다고 큰소리치고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.

하지만 생각했던 시간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.


"야, 움직이지 마."

"바지가 끼어서 잠깐 편 거야."

"너희들. 입술도 움직이면 안 되는 거 아니야?"

"그러는 너는 왜 말을 하는데?"


결국, 서로 농담을 주고받던 우리는 서로의 말에

크게 웃으며 움직여 버렸습니다.


그러지 주인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.

"내가 뭐라고 했어 기다리기 어려울 거라고 했지.

전화기로 간단하게 사진을 찍는 요즘 사람들은 못 기다리지.

예전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사진 찍었지만..."



많은 사람이 여유가 없는 사회를 걱정하지만 

그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시간이 촉박한 업무가 생기거나

꽉 막힌 도로에서 차량 운전을 할 때가 되면

본인도 모르게 '빨리빨리'를 외칩니다.


이런 세상에서 단 1초면 찍을 수 있는 사진을

몇 분이나 기다려서 찍는다는 것은 요즘 사람들에게는

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.


하지만 서두른다고 다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.

'바쁘다'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 않는지 스스로 돌아보고

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요.


# 오늘의 명언

바쁠때 일수록 여유를 가져라.

- 채근담 -